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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dening : 두 숲의 언약》

2026. 03. 11 (WED) - 2026. 03. 16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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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The Widening : 두 숲의 언약

[하나님 안에서 우리는 넓어진다.]
결혼을 앞두고 나는 ‘하나가 되는 것’을 오래 묵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은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 아니라, 함께 서기로 선택하는 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의 영역을 깎아 줄어드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세계를 열어두는 일. 나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넓어진다.
나의 숲은 오랜 시간 가득하게 나를 담아 자라왔다. 상처와 계절을 지나며 밀도를 쌓아온 숲.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자라온 아끼고 아끼는 빛나는 숲을 만났다. 우리는 서로를 베어내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가지를 열어 맞닿는다. 기꺼이 의지적으로 감싸고, 붙들리기로 선택한다. 하나님께 붙들리고, 서로에게 맡겨진 삶. 그렇게 우리는 혼자의 숲이 아닌, 서로의 숲이 된다.
내 작업은 서로를 끌어안을 때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을 그리는 일에서 출발한다. 연결되고 포옹하는 존재들이 생명력처럼 피어나는 형상들, 그 여럿을 조합하는 과정 전체가 곧 나의 작업이다. 화면 속 형상들은 안겨 있거나 엉겨 붙어 있다. 꽃처럼 보이다가도, 서로를 끌어안거나 기대어 있는 모습으로 읽힌다. 그것은 관계의 형상이다.
우리는 연결되기를 원한다.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자신이 아닌 서로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주고받는 과정과 내어주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끊임없는 지지와 가치를 인정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관계는 열매를 맺는다. 사랑의 포옹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살아있음을 담기 위해 나는 정형의 네모난 화면 대신 가변적인 가장자리를 택했다. 장지에 분채를 사용하여 선명하지만 과하지 않은 색을 쌓고, 한지의 유연하면서도 찢어질 듯한 하늘하늘함을 드러낸다. 형태들은 손으로 오려낸 가장자리를 통해 살아 있는 듯 경계를 갖는다. 가변적인 가장자리에 건식 재료를 더해 종이에 마찰을 일으키며 감싸는 과정은 모든 존재가 후광을 지닌 듯 보이게 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를 쓰다듬고 감싸는 이 행위는 주인공을 지지하는 하나의 수행적 과정이다.
한지가 일어나는 현상은 관계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붙어 있을수록 갈등이 생기고, 서로에게 흔적을 남긴다. 쓸림과 긁힘을 지나며 비로소 회복의 찬란함을 마주한다. 눈이 온 뒤 겨울 내내 남아 있던 얼음덩어리가 비가 온 다음 날 녹아 사라진 자리를 보며, 나는 사람이 눈물을 통해 마음속 응어리를 녹여내는 모습을 떠올렸다. 비워진 자리에는 새로운 생명이 자라난다. 그 순간 눈물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니라 생명력을 가진 것이 된다.
충분히 흘려낸 후에야 무성하고 풍성하게 자라나는 거대한 위로의 숲. 나는 그 숲을 그린다. 그 안에서 존재들은 서로 기대고, 서로를 들여다본다. 엉켜 있으면서도 조화로운 이 광경 속에서 관객들이 잠시 멈추어 쉼을 누리기를 바란다.
결혼은 나의 작업 세계 안에서 또 하나의 형상이 된다. 두 숲은 하나로 흡수되지 않는다. 각자의 뿌리를 지닌 채, 같은 방향으로 선다. 하나님 안에서 분리되지 않기로 한 선택. 그것은 연합이며, 언약이다.
나는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는 넓어진다.
그리고 그 넓어짐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숲이 된다.

Rooted and grounded in love,
may we grasp the breadth and length
and height and depth
of a love that surpasses knowledge—
and be filled with all the fullness of God.
(Ephesians 3:17–19)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서 능히 모든 성도와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아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시기를 구하노라. (에베소서 3:17–19)

Artists

  • 김민지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및 동 대학원 졸업 전시경력 [개인전] 2025 Dense Dance 우거진 춤, 아이디어회관 2025 내 살아있는 포옹에게, 이화아트갤러리 2024 안기고 연결된, 갤러리 마롱 2022 Forest of Solace, Space M [단체전] 2025 제20회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작가 공모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 2025 푸른포옹, 사색연희 2025 유나갤러리 공모작가展, 유나갤러리 강남 2024 제19회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작가 공모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 2024 4th EVER-CONNECTED, 갤러리 라메르 2024 일렁이는 조각들, 이화아트갤러리 2023 그라운딩 스터디, 갤러리 라메르 수상경력 2025 회화부문 대상,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종로구청장상

works of art

<연합의 포옹>
130 x 190cm/장지에 채색/2026
<두 숲의 언약>
130 x 130cm/장지에 채색/2026
<두 숲의 언약>
70 x 100cm/장지에 채색/2026
<빛나는 포옹>
70 x 100cm/장지에 채색/2026
<안겨 피어나는 3>
60 x 72cm/장지에 채색/2026
<마침내 만난 우리>
20 x 30cm/종이에 분채로 채색/2026
<언약>
20 x 30cm/종이에 분채로 채색/2026
<안으로의 포옹>
29 x 34 x 28cm/산백토 산화소성 1250℃ 백매트유/2026
<따뜻한 포옹>
25 x 42 x 23cm/백자토 산화소성 1250도 백메트유/2026
<사랑의 덩굴 2>
165 x 100cm/장지에 채색 후 비단으로 표구/2025
<기쁜 소식>
70 x 105cm/장지에 채색 후 비단으로 표구/2024
<기댄 인생 끌어안는 삶 3>
210 x 152cm/장지에 채색/2023
<기댄 인생 끌어안는 삶 4>
210 x 152cm/장지에 채색/2023
<연합의 덤불>
143 x 123cm/장지에 채색/2024
<당신을 끌어안고>
120 x 135cm/장지에 채색, 배첩가리개/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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